신앙칼럼

column

무익한 종이 떠나며

작성자
Pastor Ha
작성일
2018-01-22 05:49
조회
225
지난 5년간 섬긴 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여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착잡한 심정입니다. 성도님들은 저와 저희 가정과의 만남이 어떠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희 가정이 샌프란시스코로 유학을 와서 정착하며 사역자로 세워져가는 과정에서 이웃사랑교회는 주춧돌과도 같았으며 따스한 안식처였습니다.

3년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담임목사로서의 부르심.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임이 분명하지만 여러모로 부족하고 준비되지 아니한 종이 그 직분을 감당하기에 두려움과 떨림이 많았습니다. 교회의 규모를 떠나서 성도의 숫자를 떠나서 기름부음 받은 종으로서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 세워진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자리에 이렇게나 부족한 종을 불러주시고 세워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여러모로 어리숙한 저를 믿고 따라와주신 성도님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구구절절 감사한 마음은 지난 추수감사절 주보에 상세히 고백하였으니 다시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 과분한 영광과 사랑을 받았음에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며 회개하지 않을 수 없는 저 자신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회개의 심령으로 아래에 담임목사직을 사임하는 이유를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이웃사랑교회에 더욱 필요하고 좋은 목사님이 오셔야 합니다. 결코 가볍지 아니한 영광스러운 담임목사직을 너무나 가볍게 여겼습니다. 안 그래도 여러모로 부족한 종인데, 저의 연약한 모습이 결국 주님의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지 못하며, 성도님들께 본의 아니게 상처와 아픔을 주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목사를 순수함과 순진함으로 믿고 따라주셨지만 저로 인해 교회가 더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이해가시지 않으시겠지만 주님께서 예비해놓으신 더 좋은 목사님을 통해 교회를 새롭게 하실 줄 믿습니다. 모두가 깨닫고 계시겠지만 전화위복의 은혜를 주실 줄 믿습니다.

둘째, 너무나 부족한 종이라 앞으로 계속 사역을 해나가기 위해 부목사로서 훈련과 도전을 통해 더욱 성숙한 목회자가 되고자 합니다. 여기서의 담임목사 훈련은 감사와 함께 연단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교만했던 저 자신을 발견하게 하신 광야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부목사 사역을 통해 더욱 거룩해지며 새로워지며 성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사임 결정 후이것이 주님의 뜻인지 항상 기도하던 중 시애틀의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길 기회를 주님께서 주셨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나 무익했던 종이라 과연 다시 목회자로 설 수 있을지 낙담도 되었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이 무익한 종에게 다시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부목사의 자리 또한 쉽지 않지만 더욱 낮아져서 겸손과 섬김의 종으로 성장하며 이민자로서 살아가시는 성도님들을 더욱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종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다시 만날 때는 더욱 좋은 목사로 더욱 예수님을 닮은 종으로 다가가기 원합니다.

부디 부족한 저와 사모를 긍휼히 여겨주시며 모두 주 은혜가운데 서로 사랑하며 더욱 견고해져 가시길 축원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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